리더십은 영향력이다.

언어는 가장 강력한 의사소통 수단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같은 단어를 말하면서도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 의사소통이 상당히 복잡해 질 때가 있다.

기업에서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인적자원개발)를 담당하다보면 경영진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리더십(Leadership)’이란 단어에 대해 나와 상대방이 생각하는 의미가 달라 대화가 공회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참 많은 곳에서 리더십이란 말을 쓴다. 대통령을 포함한 국가기관에서부터 회사와 학교는 물론, 가정과 친구 관계까지도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과연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리더십이란 단어만큼 분야에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쓰이면서 각자 생각하는 정의가 다 다른 경우도 드물 것이다.

물론, 리더십은 다양한 형태가 있고 또 그만큼 매우 다양한 정의가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정의 밑에 깔려 있는 기본개념은 ‘영향력’이다. ‘리더십 불변의 법칙’을 쓴 존 맥스웰은 ‘영향력이 없다면 절대 리더가 될 수 없다’라고 말한다. 리더십은 단순히 앞에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의 영향력을 얼마나 미치느냐에 대한 문제이다.

리더십에서 지위(Position)의 고하는 큰 의미가 없다. 학벌이나 학력, 지식 역시 마찬가지다. 조직 내에서 리더의 자리에 있다고 해서 모두 리더는 아니다.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도 종종 자신의 리더십을 어필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대부분 동아리 회장이나 학생회장의 경험을 리더십의 증거로 내민다. 종종 기업체에서 군경력자들을 특채로 뽑기도 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조직을 지휘해 본 리더십을 든다.

하지만, 리더의 자리에 있지만 리더로서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리더의 자리에 있진 않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신망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 있다. 어떤 자리에 있던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많이 미친다면 그 사람이 바로 리더이다.

리더의 자리를 특정 지위와 동일시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리더가 된다는 것이 어떤 위치에 오르는 것과 동일시 되는 순간, 긍정적인 영향력의 방향은 주변 동료나 고객이 아닌 그 자리에 대한 임명권자에게로 향하게 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많이 미치면 우리는 그 윗사람에 대해 ‘리더십이 좋다’ 혹은 ‘리더십이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반대로 나쁜 영향력을 많이 미친다면 ‘리더십이 부족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영향력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랫사람도 윗사람에게 미칠 수 있다. 상하 관계 뿐 아니라, 동료나 가족관계에서도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회사에서는 신입사원부터 각 상위직급으로 진급할 때마다 리더십을 교육시킨다. 그들에게 조직을 이끄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팔로워십(Followership)이란 개념 역시 이런 영향력의 관점에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어떻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윗사람에게 아부만 잘하는 것을 팔로워십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절대 아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종종 리더십을 카리스마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조직 구성원 전체를 한 방향을 이끌어 가는 것을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리더십의 여러 형태 중 하나이고, 또 중대한 위기상황을 신속하게 헤쳐나가야 될 상황에서는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왜곡되어 주변의 입을 강력하게 틀어막고 전권을 휘두르는 것을 리더십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리더의 생각에 반대하거나 다른 의견을 주장할 경우 이를 리더십에 대한 도전으로 보거나, 리더의 존엄성에 상처를 입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리더십을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절대 주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

리더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어떤 자리에 오르기를 꿈꾸기보다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를 생각하라. 리더는 자신의 뜻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뜻대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다. 당신 꿈이 이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와 내 친구들의 꿈도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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